KORIS
KORIS는 현대인이 타인의 시선에 맞춰 덧바르는 사회적 껍질과 그 이면의 결핍을 탐구하는 시각예술가이다. 전통적인 회화 안료 대신 실제 비비크림(BB Cream), 립스틱(Lipstick), 마스카라(Mascara) 등 자본주의 뷰티 산업이 생산하는 실제 화장품을 주 매체로 사용한다.
작가에게 화장품은 결점을 감추고 인공적인 아름다움을 포장하는 기만의 도구이다. 작가는 캔버스라는 가상의 피부 위에 이 물질들을 우아하게 바르는 대신, 제형을 쏟아붓고 짓이기며 닳아 없어질 때까지 마찰시켜 소모한다. 이러한 물리적 마모와 파괴의 과정은 결점을 가려온 두꺼운 가면을 강제로 벗겨내고, 그 뒤에 은폐되어 있던 인간의 원초적 질감과 마주하게 만든다.
작품의 제목은 낭만과 쾌락의 언어를 차가운 숫자로 치환한 암호 체계를 따른다. 알파벳을 숫자로 환원한 기호들은 감정과 매혹이라는 환상조차 소비 데이터와 규격화된 수치로 환산되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폭로한다. KORIS의 작업은 물질의 은폐와 폭로, 그리고 그 모순 속에서 터져 나오는 해방감의 기록이다.